본문 바로가기

에너지 현장 소식

에너지 만드는 것보다 절약이 휠씬 중요

 

건물에너지 소비가 전체 1차 에너지의 40%나 차지
독일의 경우 2005년 전체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주거용 건물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8.8%, 상업용 건물의 소비비중은 15.8%였다. 두 종류 건물에서 에너지 소비는 모두 건물 운영을 위해 발생한 것이므로 두 수치를 합치면 약44%가 나온다. 요즘은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비중은 대단히 높다. 한국의 경우도 비슷하고 한다. 난방을 위한 에너지 소비가 1차 에너지소비의 25% 가까이 되고 냉난방, 조명 등을 모두 합하면 건축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전체 1차 에너지 소비의 4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전체 1차에너지소비의 40%를 차지하는 건물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에너지소비 감소의 일차적인 대상이 되어야 한다.

독일에서 우리는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을 놀라워했지만 더욱 놀라웠던 것은 에너지 효율화였다. 7월말 한창 더위에도 50년, 100년된 호텔에는 우리식의 에어컨은 없고 자연환기나 건물자체의 환기시스템에 의존하고 있었다. 독일  연방국회의사당 건물도 7월 중순의 땡볕을 80%의 자연환기와 선풍기 팬에 의존한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다.

모든 건물이 난방부하를 최소한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단열, 기밀성, 열회수 시스템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열교환때 열손실을 최소화해서 외부로 빠져 나가는 열을 가능한 한 줄이려는 노력이 생활 곳곳에 배어있다.


국회의사당 여름의 열을 저장해 겨울이용


▲ 독일 연방 국회의사당 돔 구조

독일 국회의사당은 매년에 200만명 정도의 관람객이 방문하는데 정문은 방문객으로 붐비고 의원들은 건물 곳곳에 있는 작은 문으로 출입한다. 의사당 건물은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층은 대회의실과 관광객을 위한 공간이고  2층은 국회의사당의 의장과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며, 3층은 독일의 각 의회 정당을 위한 공간이다. 또한, 국회의사당은 벽면과 돔은 모두 유리로 구성되어있는데 이것은 독일 정치의 투명성과 공개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하는 의도이다. 대부분의 벽면이 유리로 되어있기 때문에 어떤 층이든 1층에 있는 대회의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사당 건물의 권위적인 모습이나 국회에서 정치인들이 대회의실  문을 걸어 잠그고  사전 점거, 농성하는 모습에 익숙한 우리 청소년들에게 독일 의사당은 건물자체부터 아주 부러운 구조였다. 건물구조나 시스템이 시민들의 정치나 정책결정에 대한 참여를 휠씬 부담감없는 당연한 권리로 권장하고 있다.

독일국회의사당에는 상징적인 구조물들이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국회의사당 옆에는 히틀러 정권에 의해 희생당한 정치인들의 이름을 새겨 놓은 비석들이 있다. 이 비석들은 과거를 반성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독일 정치인들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국회의사당 내부의 밑기둥은 출입했었던 모든 정치인들의 이름이 담긴 벽돌로 이루어져 있는데 의사당의 깊은 역사를 사람들의 이름으로 표현한 것 같다. 또한, 국회의사당 정문에는  “For the population” 독일인뿐만 아니라 다른 민족들을 위한 의사당이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그 이외에 역사 관련 상징적인 요소들이 많이 있었다.

통일 이후 연방 독일정부는 1993년에 “Bundesbaugesellschaft Berlin mbH”이라는 사업체를 구성하였다. 이 사업의 목적은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주변의 4개의 건물들을(연방수상실, Jacob-Kaiser 건물, Paul-Lobe 건물, Marie-Elisabeth Luders 건물) 재건하고 보강하는 것이었다. 독일정부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생각하고  4개의 건물에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했다. 이렇게 되여 Spree강에 근접한 건물들의 에너지 사용량의 15%를 재생가능에너지로 충족할 수 있게 하였고 CO2 배출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었다.

폐열이 각 건물 에너지 공급량의 약 68%

즉, 기초적인 에너지(화석연료를 이용한 에너지) 소비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고 나머지는 재생에너지로 충족하는 것이 기본적인 개념이다. 이것을 위해 에너지 생산에 신빙성이 있는지, 재정적 이득이 있는 것인지, 낮은 오염물 방출하는 것인지, 재생에너지 사용을 최대화 할 수 있는 것인지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것이다. 구체적인 에너지원으로
○ 전기, 열, 냉각시스템을 복합한 에너지 공급시스템
○ 분산화된 폐열(廢熱) 발전 단위체(각 건물의 에너지 공급량의 약 68%를 차지한다.)
○ 식물성 기름을 이용한 바이오디젤
○ 외부 단지로부터 전원공급
○ 흡수용 냉각 및 열 시스템을 이용한 지열에너지
○ 태양광에너지 를 들수 있다.

ㆍ바이오디젤
국회의사당 에너지 사용량의 60~70% 정도는 폐열(廢熱)발전기(cogenerator)로부터 나오며 원료로는 바이오디젤을 사용한다. 바이오디젤은 몇 가지 장점을 갖고 있어서 일반 석유기름보다 가격이 더 높아도 사용하고 있다.

1) 바이오디젤은 기술적인 장점을 갖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일반 무기물디젤보다 O2량이 많이 함유 되어있으며 황이 포함되어있지 않으며 바이오디젤의 표면은 유동성 높아서 엔진에 무리가 들지 않고 완전 연소가 가능하다. 무기물디젤의 경우 점도가 더 높으므로 일반 디젤 엔진에 무리가 많이 간다. 따라서 특수 디젤엔진을 설계해야 된다는 단점이 있다.

2) 환경 친화적으로 바이오디젤의 CO2 배출량은 일반 기름보다 적어도 50%를 감축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이오디젤은 에스테르화 반응을 통해 생산되는데 에스테르화 반응 중 생성되는 열을 에스테르화 반응에 다시 사용 할 수 있어서 input 대 output의 효율은 높은 편이다. 또한, 바이오디젤의 부산물인 glycerine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 할 수 있어서 절약적인 에너지원이다.

3) 바이오디젤의 가격은 비록 석유기름보다 높다. 하지만, 바이오디젤의 생산과정에서 채용되는 인력과 자국에서 자체적으로 생산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입해오는 석유 기름과 동등한 경제적인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 폐열발전기는 바이오디젤과 바이오디젤의 연소로부터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장치이다. 국회의사당 외 3개의 건물에서는 이렇게 발생한 열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전력 소모가 클수록 발생되는 열을 저장하여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ㆍ지열에너지
바이오디젤을 연소하면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발열은 버려지기 쉽다. 이렇게 대기로 방출되는 열을 운반하여 다시 사용하는 것이 기초적인 에너지원(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열은 Spree강 주변 건물들에 지열에너지로 이용되며 건물 내의 냉난방을 해결한다. 연방수상실과 Paul-Lobe 건물, 국회의사당 건물 사이에 난방 저장탱크는 지하 285~315m, 냉방 저장탱크는 지하 30~60m사이에 설치되어있다. 열은 건물과 탱크 사이에 있는 지하수 파이프를 이용하여 운반된다. 지하수는 유속 100㎥/h으로 이동되며 열저장고에 5,800kW/h의 전력량을 저장 할 수 있다. 여기서 다시 방출하여 사용되는 전력량은 3,250kW/h이다. 이렇게 열을 저장하고 방출하여 냉난방을 이룰 수 있으며 국회의사당의 공기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할수 있다.


ㆍ태양광 에너지
태양광 에너지는 미래 지향적인 청정에너지원이다. 장기간적으로 원료는 태양빛이므로 거의 무한이며 설치 과정이 단순하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편하다. 하지만 단기간적으로는 태양광에너지의 에너지 생산량이 적고, 태양광 반도체 판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국회의사당에서도 잘 안 이용하고 있으며 총 에너지 전력 생산에 0.2%만 기여를 한다. 국회의사당 같은 경우 Freiburg 보다 태양광 에너지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지는 않았다.


국회의사당은 옛날 건축물과 새로운 건축물이 함께 공존하는데, 새로운 건축물을 설계할 때 모든 회의실이나 사무실이 통풍과 냉난방이 가장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디자인했다.

돔 설계를 통풍이 잘 이루어지도록 하여서 여름날 밤에 돔을 개방하면 낮 시간 동안 에어콘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적정온도가 유지된다. 돔에는 열 교환기가 있다. 열 교환기를 통하여 수분과 온도를 관리해 줄 수 있다. 또한 돔에는 수많은 수의 거울을 효율적으로 배치하여 조명의 상당부분을 햇빛에 의존하고 있으며, 여름날에는 이 빛의 양이 너무 많아서 빛가리개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효율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탄광지대 하천정화, 환경과 문화테마로 복원 
독일의 루르지방은 독일 뿐 아니라 유럽전역의 성장엔진이었다. 루르 지방(Ruhrgebiet)은 공업국 독일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유럽 최대의 공업지대로서 에센을 중심으로 뒤스부르크·도르트문트 등의 대공업도시가 집중해 있었다. 1840년대 석탄채굴이 시작되면서 세계 최대, 최고의 중화학공업지역으로 성장하였다. 1900년대 대규모 철강업이 입지하고 금속, 기계, 전기기구 산업이 활성화 되면서 지역경제의 용광로도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석탄 및 철강산업이 휘청거리기 시작하면서 루르지방의 지역경제로 점점 활기를 잃어갔다. 1986년, 하나씩 문을 닫던 루르지방의 석탄광산이 마침내 모두 문을 닫게 되었다. 1980년부터 10년간 6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고, 실업률 13%라는 독일 최대의 실업위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루르지방에는 실업 증가, 소득감속, 인구감소의  악순환을 되풀이되었고, 기존의 산업시설로 인한 환경오염으로 루르지방의 회색은 더욱더 짙어졌다.

1989년 침체에 빠진 루르지방의 지자체들은 '문화'와 '환경'을 테마로 과거 '공업'과 '도시화'가 가져왔던 명성을 재건하고자 힘을 모았다. 먼저 루르지역의 17개 도시들은 '이바 엠셔팍'계획을 수립하여 루르지방의 지역경제구조개선을 꾀하였다. 지자체는 먼저 공업개발로 훼손된 환경을 복원했다. 루르지방을 관통하고 있는 총 350km 길이의 엠셔강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고자 했다. 엠셔강은 산업화 과정에서 석탄채굴로 인한 지반침하 우려 때문에 노천하수로도 활용되었는데, 석탄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하수관을 지하에 매설하고 하천에는 우수만 흐르도록 하여 하천정화를 시작했다. 1990년 시작한 이 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엠셔강을 복원하기 위해 루르지방 정부는 30년 동안 4조 7천만 원을 투자하고 있다.

루르지방정부는 하천의 하늘색을 회복함과 동시에 도시 내의 공장요지로 단절된 푸른색을 잇는 작업을 하고 있다. '광역녹색기차조성사업'은 도시녹지개선 사업중에 하나인데, 소규모 녹지대를 광역적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광대한 녹지에는 치료공원, 도시공원, 꽃 박람회장을 유치하여 시민들이 복원되는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루르지방의 또 다른 대표 테마는 '문화'이다. 엠셔팍 공사는 먼저, 주민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버려진 산업시설을 문화시설로 변모시킬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산업시설을 재활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오버하우젠시에 있는 유럽최대의 가스저장소인데 이 시설은 지금 전망대를 갖춘 이색적인 전시 및 문화공간으로 바뀌어졌다. 이곳에서 영상, 미디어 관련 전람회 등 각종 문화행사를 개최되고, 인근에 독일 초대의 쇼핑센터가 있어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되었다. 또 다른 사례는 에센의 촐페라인 탄광 공업디자인 센터이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곳은 붉은 벽돌에, 녹슨 청문 등 옛날 공장이 그대로 남겨둔 채 '산업화 시대'의 옛 모습을 살리면서 부분적으로 리모델링 해 현재 디자인 박물관과 디자인 센터 등이 들어서 1,000여 명의 젊은이들이 첨단 제품의 디자인을 만드는 곳이 되었다. 탄광디자인센터의 독특한 모습이 쉽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2001년에는 UNESCO 세계문화예산으로 등록되었으며, European Route of Industrial Heritage(ERIH)의 주요 관광지로도 선정된 Zollverein 광산

김현석(고려대학교 화학 생명공학과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