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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일기

투발루와 기후변화대책법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작은 섬나라가 있다. 그곳은 바로 “투발루.” 투발루는 남태평양 인근의 9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이다. 국토면적 24㎢(여의도 면적의 약 3배), 인구 1만 1천여 명의 작은 섬나라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투발루가 기후변화의 첫 피해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평균 해발이 1~2m, 가장 높은 곳도 5m가 되지 않아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30~50년 안에 나라가 바다에 잠길 위기에 처해 있다.

그렇다면 왜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할까? 그것은 바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나 메탄 같은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가 필요이상으로 더워지고 있고, 그로인해 “북극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듯이 극지방의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온실효과는 지구에 생물이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온실가스가 많이 나오고, 그만큼 지구가 더워지고 있는 것이다.

극지방같이 우리와 동떨어진 곳에서 얼음이 녹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극지방이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우리와 상관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구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도 해수면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초에 해양수산부(현 국토해양부)에서는 2040년에 한반도 해수면이 22cm 상승하고, 종로구만한 면적이 침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해수면 상승뿐만이 아니다. 2000년 폭설을 시작으로 2001년 가뭄, 2002년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2004년 중부지방 최대 폭설, 2005년 호남지역 폭설 등 기상재해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점차 아열대기후로 바뀌고 있고,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아지고 있다. 왜가리, 백로와 같은 여름 철새들이 텃새화 되고 있다. 동해에는 한류에서 잘 잡히는 명태나 대구가 잘 잡히지 않고 서해에는 아열대성 남방계에서 잘 생기는 해파리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서 예외일 수 없으며,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전 세계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EU,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석유와 같은 화석에너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종 계획과 온실가스배출 감축 목표를 내놓고 있다. 특히 영국은 작년 말 세계최초로 ‘기후변화법(Climate Change Act)'을 제정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법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


기후변화대책법에 대해 많은 우려와 반발이 있다. 특히, 산업계의 반발은 매우 심하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생존의 문제이다. 산업계가 우려하는 바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기후변화대책법은 국제협상용이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나라가 잠기고 있는 투발루에서 과연 누가 산업을 고민할까? 지구온도가 지금 속도로 계속 상승한다면 어떤 기후변화쇼크가 올 지 아무도 알 수 없고 대한민국도 예외일 수 없다. 기후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한민국이 어떤 목표를 가질 것인지, 산업구조를 포함한 국가전체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 그런 사회적 고민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