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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현장 소식

수명다한 월성 1호기 폐쇄해야- 중수로는 수명연장 사례 없어




위험물 취급 제조 공장이 우리 동네에 들어왔다. 전문 기술자들이 관리를 잘 할 테니까 위험하지도 않고 동네 발전에도 득이 될 테니 30년 동안만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주민들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은 공장이 설립되고 운영되었다. 하지만 그때는 잘 몰랐다. 한번 터지면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으로 변할 수도 있고 독성물질이 수시로 방출되는데다가 거기서 나오는 독성 쓰레기가 수 십만년 동안 우리 아이들을 위협할 거라는 걸. 그동안 여러 차례 사고도 생기고 주변에 기형가축도 늘어나서 불안했지만 약속한 3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공장주가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기왕 지은 공장 좀 더 돌려보겠다고 낡아서 위험한 기계를 바꾸려고 벌써부터 수입계약 해두고, 낡은 기계를 묻어두려고 쓰레기 매립장도 몰래 만들었다.

중수로는 수명연장 사례 없어
그래도 공장주는 연장 계약은 아니라고 딱 잡아뗀다. 우선 부품부터 교체해 놓고 계약만료일에 가서 윗사람들이랑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한다. 많은 돈 들여서 2년 동안 가동 중단시켜서 고쳐놓고 2년만 가동 더 하고 문 닫을 사업주가 어딨을까.
지금 경주 월성 1호기의 압력관 교체를 둘러싼 문제가 이와 같다.
압력관 교체는 수명이 다한 원자로 내의 압력관, 원자로관 등 360톤의 모든 부품을 바꾸는 것으로, 사실상 수명연장 전초작업인데 한수원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월성 1호기가 전력 판매해서 1년에 400억도 못 버는데 승인이 나기도 전에 캐나다와 3200억 부품계약도 맺었고 수천억원 들여 폐기물 저장소 공사에도 들어갔다.
세계적으로 5%밖에 되지 않는 중수로는 종주국인 캐나다에서도 수명을 연장한 사례가 없어 그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 더구나 교체되는 압력관은 방사선 방출량이 중저준위 폐기물 보다 높아서 고준위 폐기장 옆에 별도로 폐기장을 건설할 정도로 노동자와 주민들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

수명연장 위해 오늘 가동중단
압력관이 문제가 생긴 것은 설계상 80% 이용률보다 높은 이용률로 가동해서 생긴 문제다. 더 높은 가동률로 그동안 더 많은 전력을 판매해왔고 그로 인해 생긴 문제니 조기 폐쇄하는 것이 수순이다. 애초 설계보다 연장하려면 낡은 시설이니 새로 가동을 시작할 때보다 안전 검사가 더 강화되어야 할 텐데 오히려 모든 단계를 뛰어 넘고 있다.
한수원에 만연한 이런 도덕, 안전 불감증, 편법 이용에 우리 경주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경주시도, 시의회도 모르고 있었고 행정당국도 법대로 했다는 식이다. 그런 월성 1호기가 20개월의 압력관 교체 작업, 수명연장 전초작업을 위해서 오늘 가동을 중단한다.

글 : 천은아 간사(경주환경운동연합)
출처: 내일신문(4/1)에 게재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