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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현장 소식

어느 평범한 호주시민이 들려주는 기후변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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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모두에게 다가옵니다. 제가 사는 나라에서는 기후변화가 가장 확실하고 심각한 방법으로 이미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그것은 수자원 공급이 예전과 같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호주의 많은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을 겪었습니다. 호주가 언제나 건조하고 때때로 가뭄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기후현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많은 이들이 이전의 유사한 경우를 찾지 못할 정도로 많은 해 동안 가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호주인들은 한때 당연하게 여겼던 수자원 공급이 더 이상 보장되지 않고, 기후변화가 계속해서 악화될수록 적은 물로 생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점차 깨닫고 있습니다. 이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비가 오지 않아서, 많은 농부들이 폐업하거나 땅을 팔았습니다. 다른 농부들은 대출을 받거나 정부로부터의 지원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이것이 다음 2년 동안은 그들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바뀐 강우패턴으로 인해 어떤 농장은 더 이상 운영이 힘들게 되거나 폐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들의 농작물과 가축들이 물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기 때문에, 많은 농부들은 정부에게 강과 호수에서 물을 더 끌어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호주의 많은 강은 이미 수량이 적어서 물을 더 끌어다 쓴다면  강 자체의 시스템이 무너지는 위험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호주에서는 이 줄어드는 자원(물)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로 인해 ‘물의 정치’가 점점 더 격렬한 정치적 싸움터가 되고 있습니다.

더워진 날씨로 인해 나무와 풀이 말라가면서, 산불 또한 심해지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가뭄처럼 산불 또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데, 기후변화로 인해 규모가 더 커지고, 빠르게 번지며 더욱 위험한 산불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1월 7일은 2009년 173명의 사상자를 냈던, 호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인 ‘검은 토요일’의 기념일입니다. 저는 그 날을 똑똑히 기억합니다. 제 고향인 멜버른이 마치 지옥처럼 기온이 46도까지 올라가서 어떤 일과 활동도 하기 어려웠고, 산불을 진압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호주의 도시들도 마찬가지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제 고향인 멜버른이 위치한 빅토리아주는 아름다운 공원과 정원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정원과도 같은 주(Garden State)’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뭄이 계속되면서 정부는 물을 절약하기 위한 엄격한 조치를 발표해야 했고 그 결과 공원과 정원들은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이제 초록색 풍경은 겨울에나 볼 수 있고, 많은 공원과 정원들에서 죽은 풀과 죽어가는 나무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샤워하거나 설거지한 물을 정원에 주는 등 이 문제 때문에 자신의 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습니다. 정부는 또한 한 사람이 하루에 150리터 이하의 물을 쓰고 4분 안에 샤워를 끝내는 것을 권장하는 효과적인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로는 충분하지 않았고, 도시 거주자들에게 더 많은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해수담수화설비를 세우고 있습니다. 해수담수화설비는 건설이나 운영에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물값이 매우 올랐습니다. 역설적인 것은, 이것이 또한 많은 양의 전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고, 전기는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나아가 기후변화를 악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따금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다른 나라의 문제이거나, 아직 시작되지 않은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습니다. 제가 온 호주에서는 이미 그 영향을 체감하고 있고, 다만 그것은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해 행동하는 것보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호주의 총리는 언젠가 기후변화를 경제나 환경문제가 아닌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문제로서, “우리 세대의 커다란 도덕적 도전과제” 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에 동의합니다. 시민으로서의 우리 역할은 우리의 정치적 지도자들이 단지 기후변화에 대한 말로만 그치지 않고, 반드시 탄소배출을 줄일 현실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우리사회가 기능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어렵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그보다 훨씬 더 악화될 것입니다.

-이 글은 국제활동협력을 위한 환경연합 자원활동모임인 그린허브의 일원인 Thomas Chase씨가 쓰신 글입니다-